인공지능 AI 관련주의 인기로 상반기 줄어든 배당주 투자

인공지능 AI 관련주의 인기로 올해 상반기 배당주 투자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은 2일(현지시간) 네드데이비스리서치(Ned Davis Research)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 S&P500 지수 종목의 주가가 연초 대비 18% 상승한 반면, 배당주들의 주가는 불과 4% 상승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같은 배당금 미지급 기업 대비 배당주 외면 현상은 2009년 이후 최악의 수준이라고 WSJ은 설명했습니다.

배당금은 S&P500 내 기업 중 약 400곳에서 지급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인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기술주, 성장주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 AI가 새로운 컴퓨팅 시대를 이끌 것이라는 희망이 커지면서 관련주들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NASDAQ)은 올해 상반기 32%, S&P500은 16% 상승했습니다. 지수를 이끈 상위 종목으로는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플랫폼(Meta Platform), 테슬라(Tesla), 아마존(Amazon) 등이 있었습니다.

다만 이같은 최근 성장세에 비해 향후 전망은 어두운 편입니다. 연준은 여전히 금리를 인상할 계획이고, 투자자들은 경제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상반기 랠리는 초대형 기술주에 집중된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WSJ는 배당주 외면 현상에 은행주와 에너지주의 하락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도 봤습니다. 자이언스방코프(Zions Bancorp)의 주가는 배당금과 시세차익을 고려한 총 수익률 기준으로 올해 44% 하락했으며, 코메리카(Comerica)와 씨티즌스파이낸셜그룹(Citizens Financial Group)은 각각 35%, 32% 떨어졌습니다. 옥시덴탈페트롤리움(Occidental Petroleum)은 6.1%, 엑손모빌(Exxon Mobil)은 1.2%, 발레로에너지(Valero Energy)는 6% 하락했습니다.

아울러 국채금리가 오르면서, 배당주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국채와 경쟁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버린 측면도 영향을 미쳤다고 WSJ는 보도했습니다. 데이터에 따르면 배당주를 사들이는 미국 뮤추얼·상장지수펀드(Mutual and Exchange-Traded Funds)는 올해 들어 약 40억 달러(약 5조2500억원)의 순 유출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약 70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금액이 유입됐던 것과 비교됩니다.

 

다만 이같은 배당주 외면 현상은 뒤집힐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기에 진입하려 할 때는 배당주가 주목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WSJ는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결국 경기를 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여전히 많다면서, 배당금을 지급하는 회사들에 투자자들이 다시 눈을 돌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